고환율 고물가 지속, 세계 경제 위기 다시 오나?#6
경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이 있었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2010년대 세계경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일로에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초저금리 기간도 지속될 수밖에 없었고, 앞서 예를 든것과 같이 연체자에게 더 많은 돈을 더 싼 이자로 빌려주고 대출 갈아타기 하는 형태로 문제를 수습했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실제로 2016년 들어서 뒤늦게 2008년 금융위기때 풀었던 돈들을 회수하기 위해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는데 금리를 올리자마자 바로 경기가 가라앉을 만큼 문제가 크게 나타나자 이전에 풀었던 돈이 회수도 되지 않았는데 금리를 올리다 말고,바로 금리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여하튼 2008년 이후 부채를 크게 키운 터라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돈은 싼 이자로 계속 빌려주는데도, 실물경제는 침체기에 빠졌는데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예상하다시피 사업을 위한 시설투자나 소비에 그 풀린 돈이 쓰인 것이 아니라, 저금리의 돈들은 대부분 자산투자에 쓰였습니다.
특히 실물자산의 대표격인 부동산에 돈이 몰렸는데, 부동산은 가격이 뛰기 시작하면 부동산 개발이 활발해지고 부수고 짓고 하는 건설경기가 과열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이는 투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물경제를 어느 정도 살리는 효과도 내게 됩니다.
여타 산업들은 키우고 살려서 성장율을 올리는 데에는 치밀한 계획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데 반해 부동산 가격만 빠르게 오르면 바로 개발이 늘어 단기간 내 경기회복 효과를 볼 수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정부이건 경기가 나쁠 때는 쉬운 방법으로 부동산을 띄워 건설경기로 전체 경기를 떠받치는 그런 편한 선택을 합니다. 실제로 2010년대 중반이후부터 이 초저금리의 자금들은 세계적으로 부동산에 많이 몰려들었는데, 부동산 가격에 속도가 붙고, 아파트 상업용 빌딩 리조트 개발 등이 세계적으로 급증하였던 시기였습니다.
중국의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섰던 시기도 이때부터이고, 미국의 상업용 빌딩 건설도 이 당시부터 크게 증가했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데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부동산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부동산가격 상승에 속도가 붙어야만 개발이 증가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집값이 빠르게 올라서 매매든 임대든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크게 증가하며, 투자의 관점에서도 부동산 투자자체가 다른 투자보다 진입장벽도 높고 수익규모도 커서 양극화를 빠르게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실제로 기사를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2010년대 후반 2018년 2019년에 들어서 부동산 가격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도 되었었지요.
이렇게 저금리에 건설경기효과라는 것이 표면적으로는 반짝 경기가 살아나는 듯하지만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부채는 갈수록 더 증가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 펜데믹시대가 터진 것이지요.
이미 산업은 전반적으로 부실해진 상태고 부채를 늘려 부동산으로 무리하게 경기부양을 해오던 상황이었는데 남은 경제 체력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순식간에 경제는 주저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이렇게 되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미친 도박을 하기 시작합니다.
금리는 더 이상 내릴 수 없는 수준의 제로금리로 낮추어버리고, 정부도 빚을 내어 돈을 살포하게 됩니다.
그것도 2008년 풀었던 돈의 양과는 비할 수 조차 없는 많은 돈을 풀게 되는 것이지요.
코로나 펜데믹 시기 풀었던 돈의 양만큼 가계 기업 정부 할 것 없이 가지 부채가 어마어마하게 폭등을 하게 되고 이자가 없다시피 한 돈들은 투자시장으로 미친 듯이 쏠리고 모든 자산시장은 유래 없는 폭등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전에 집값이 너무 올라서 집 구매를 포기했던 사람, 이 폭등기를 부자가 될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는 사람 등등 이 모두가 뒤엉켜 있는 돈, 없는 돈에 영혼까지 끌어모은 탓에 자산시장은 끝 모르게 올라가고 부채 역시 비례상승 하였지요.
그 열광의 분위기 속에서 소비도 폭증하면서 결국 지난 수십 년간 잊고 지냈던 인플레이션이 순식간에 들이닥치게 되는데요.
그런데도 경제 수장들은 20년이상 겪어온 경험과 타성에 젖어서 인플레이션은 오지 않는다 착각을 하고 일어나더라도 충분히 잡을 수 있다 혹세무민을 하며 돈을 계속 뿌려대면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 것입니다.
뒤늦게야 이러한 위기가 심각하다 깨닫고 급하게 금리를 올려보지만 인플레이션 급등은 수습이 안되고 급기야 1년간 5% 가까이 금리를 인상시켰음에도 정상물가는커녕 물가상승 속도조차 제대로 통제를 하지 못하여 여전히 금리인상 기조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이러한 자산가격 폭등기간 동안 인류역사상 가장 심각할 정도로 노동의 가치가 하락하였는데요.
왠만한 임금으로는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나오지 않으려 하는 대신 이를 투자로 돌려 투자로 경제활동을 해결하려 하고 투자에 집착하려 하다 보니 임금의 수준은 계속 높아지고 투자시장은 투자 시장대로 과열되어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더해가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저금리 기간동안 전 세계가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부채가 부풀어 오른 상황에서 저하된 화폐가치를 회복시키기 위해 금리를 크게 올리게 되어 지금 세계는 지난 수 십 년 동안 겪어보지 않았던 고금리 시대로 돌입하게 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적응해 온 저금리 시대에 맞추어 온 금융, 사회시스템이 지금의 늘어난 부채를 감당하고 고금리 시대를 과연 얼마나 잘 버티면서 지속할 수 있을까요.
세계 최대의 기업들 그리고 골드만 삭스, JP 모건과 같은 금융정보의 최상단에 있는 초대형 금융기관마저 창사 이래 초유의 조직개편과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고, 안전자산이 채권을 들고 있던 은행마저도 채권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전체적인 자산가치가 떨어지고 더러는 파산하는 지경에 이른 곳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지금의 상황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모두가 여전히 여유롭고 심지어 2000년대 초반 황금기에나 겪었던 골디락스 얘기마저도 서슴없이 떠들어대는 이들도 많습니다.
세계화를 바탕으로 성장한 주요 국가들은 현재 자국우선주의와 탈세계화를 강화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오랜 저금리 기간 동안 부채비율은 상환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그 규모가 눈덩이처럼 부풀어 올라있는 상태입니다.
각 경제 주체들의 연체율은 갈수록 가파른 속도로 급증세 있으며, 코너에 몰린 개인이나 기업 금융기관들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투기에 올 인하듯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 뛰고 있는 이러한 위기의 징후들이 늘어만 가는데 다음은 어찌 될까요?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요?
최소한 우리가 사는 인생에서 한 번쯤은 경제 시스템이 변화하는 과도기를 겪을 가능성 있음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나타나는 여러 정상의 범주를 벗어난 불균형적 통계 지표 뿐만아니라, 주변에서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경기의 움직임을 볼 때 머지않아 그 변화의 조짐이 다시금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것은 저뿐일까요?